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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yugioh

요쥬 39

2018. 1. 15. 00:54

*재밌게 쓰고 싶었는데 정작 노잼이네요...ㅜ..ㅜ(쓰면서 하품함) 요쥬가 나옵니다. 수위 언급만 주의! 장면 묘사는 없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합니다.

*트위터에서 짧게 풀었던 여행 가서 미술관에서 운명처럼 반한 요쥬!

*요한이 저러는 이유는 전에 사귀던 애인이랑 국제 연애를 견디지 못하고 헤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쥬다이는 괜찮을 거라고 믿어요. 돈 많은 만죠메가 친구니까! 분명 일본계 미국인인 아스카(프랑스 유학 중)랑 맨날 만나려고 비행기 주말마다 타고 다닐 것 같은데 두 달에 한 번은 거기에 요한이나 쥬다이도 같이 가게 해줄 것 같은 느낌. 끝장 보기 전에 일단 어떻게 관계를 유지할지부터 신경쓰는 요한,,,을 생각하며 썼는데 글에 어디다가 써야 할지 모르겠었어요. 왜냐하면 지금 좋아하는 사람한테 전 애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적어도 우리 요한은 그러지 않는다.

*유희왕 GX 요한X쥬다이 커플링입니다.  

*공미포 약 2300자



 요한은 오늘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다. 전에 사귀었던 미국인 애인도 그랬기 때문이다. 헤어지기 하루 전? 너무 늦다. 헤어지기 삼일 전? 결국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요한은 카페에서 스마트폰이나 만지작거리며 쉬고 있던 쥬다이를 붙잡고 다짜고짜 말했다. 그답지 않게 어깨부터 잡은 탓에 카푸치노가 두 방울 테이블 위로 떨어졌다. 매번 하던 아침은 잘 먹었느냐는 질문도 내뱉기 전이었다. 물론, 쥬다이가 일어나는 시간은 많이 봐줘도 열 시였으므로, 굳이 따지자면 점심이긴 했다. 어쨌든 미술관에서 운명처럼 만난, 그리고 쥬다이가 요한은 내 운명이라고 만죠메에게 노래를 부른지 딱 2주되는 날 정오에, 그는 쥬다이에게 다짜고짜 이렇게 말했다.

 “오늘 밤에 시간 괜찮으면 우리 집에 오지 않을래?”

그래서 내심 기회를 엿보고 있던 쥬다이는 눈을 휘며 웃었다. “그래!” 기다리던 소리였다.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소리였다. 너무 티 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어쨌든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리였다. 그래도 그 전에 게스트하우스에 들려서 속옷은 갈아입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번 더 씻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 생각에 잠겨서 뒷말을 듣지 못한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었다.

 “고마워, 밤이라고 하니까 이상하긴 하지만 중요한 말이고 시간도 길어질 것 같으니까…….”

 

 잘못이라면 잘못이었다. , 하지만, 신이시여. 저는 오늘 무려 외국에서 처음으로 산 새 속옷을 뜯었고 만죠메를 조르고 졸라 좋은 향이 나는 바디워시로 세 번은 씻고 나왔는걸요. 저에게 너무한 처사 아니십니까? 쥬다이는 다 녹아가는 향초와 처음 보았을 때보다는 시든 것 같은 수국을 보면서 생각했다.

 

 처음은 좋았다. 저녁 7시에 찾아간 그의 집은 혼자 사는 학생의 집치고는 컸지만 그래도 아담한 편이었다. 정리를 했는지 원래 그랬는지는 알 수 없으나 깔끔한 집안도 좋았다.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2인용 탁자에는 와인과 비프 부르기뇽이 놓여있었다. 맛도 훌륭했다! 직접 만든 거냐고 물으니 쑥스럽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이는 모습마저도 쥬다이의 취향이었다. 2주면 빠르지도 않았다. 여긴 여행지고 계속 여기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그 뒤에도 계속 연락할 거고 지낼 거긴 하지만 일단 끝은 봐야지 않겠어? 요한이 그 말을 해주기를 얼마나 기다렸는데. 물론 미술관에서 제가 먼저 말 걸고 제가 먼저 데이트도 신청했지만요. 하지만 신이시여, 요한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랍니다. 그리고 당기면 당기는 대로 따라오는데 당연히 요한도 내가 마음에 든 거겠지. 그래서 이렇게 초대도 한 거 아니겠어?

 “그래서, 나는 우리 관계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 해봤으면 해.”

 쥬다이는 신께 비는 기도가 너무 길었는지 고민했다. 아니면 마음 속 자신의 코를 너무 길게 만들었는지. 이상했다. 분명 좋은 분위기였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조명은 나른하고 음악도 좋지만, 어느새 이렇게 이야기가 진행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같이 비프 부르기뇽에 으깬 감자를 곁들여 먹고 나서 후식으로 내온 과일이랑 치즈를 안주 삼아 와인잔을 기울이고 있지 않았나? 이제 이렇게 여행지에서 만나게 되다니 운명인 것 같다느니 뭐라느니 이야기하다가 입맞추고 손도 잡고 옷도 벗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내 뒷주머니에 있는 것도 써먹고.

 “하하, 그렇구나. 내가 잠깐 청포도를 먹다가 씨를 씹어서 못 들었는데, 다시 한 번만 말해줄 수 있어? 미안해.”

 “이 청포도에는 씨가 없는데, 뭐 이상한 거 씹은 거 아냐, 쥬다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보다 우리 관계라니?”

 요한은 걱정된다는 듯이 눈을 멀뚱멀뚱 뜨다가 곧 다시 입을 열었다. 한 귀로 흘렸던 내용을 이번에는 빠짐없이 들었다.

쥬다이, 나는 네가 좋아. 여행 온 너를 미술관에서 만나다니 운명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해. 하지만 너는 여행 온 거고 나는 여기 살고 있으니까길어야 일주일밖에 안 남았지?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도 이 이후에 취소할 수 있는 일정은 몽땅 취소한 거잖아.”

쥬다이는 와인을 기울여 마셨다. 잔은 아무 장식도 없는 유리잔이었다. 와인은 맛있었지만 비싼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깊은 맛보다는 단 맛이 더 강했다. 하지만 쥬다이는 단 맛을 좋아했다. 정확히는 술이 쓰든 깊든 달든 무슨 상관이냐 싶었다. 술은 취하려고 먹는 거지! 만죠메와 미사와를 만날 때마다 술잔을 부딪히면서 한 말이었다. 그는 맛을 음미하며 마시기보다는 단순히 앞에 있으니까 먹고 마셨다.

 그래, 요한을 일단 취하게 만들었어야 했다. 만죠메랑 먹을 때처럼 쉴 새 없이 짠짠짠짠짠했어야 했는데. 안 그래도 도수도 약한 술 마시는데 잔 한 번 부딪히고 이야기를 열 마디는 넘게 하니까 취할 리가 없지.

있잖아, 나는 이 관계가 오래 갈 수 있으면 좋겠어. 짧은 시간이었지만, 더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해보고 싶은데 네 생각은 어때?”

쥬다이는 말 한 마디에 감정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당황이 사랑스러움으로 바뀌었다. 쥬다이는 소리도 나지 않게 와인잔을 내려놓고 웃었다. 예상과 달리 바로 진입하지는 않았지만 그 전에 이렇게 말해주는 것도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너무 좋았다. 쥬다이는 당황했던 것도 잊고 부드럽게 웃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요한한테 한 눈에 반했는걸. 정말, 나랑 예술이라고는 연관점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미술관에서 운명을 만날 줄 누가 알았겠어.”

제 입으로 운명 운운하니 조금 머쓱하긴 했다. 그래도 진심을 담아 말하면서 테이블 위에 올라온 요한의 손을 잡았다. 요한의 손바닥을 간질이면 밴드가 만져졌다. 웬 밴드냐고 물어보니 오늘 요리 준비하다가 데였다고 한다. 쥬다이는 그게 또 귀여워서 웃었다. 한 치의 의심도 없었다.

“정말 고마워, 기뻐! 그럼…….”

그래, 그것 봐. 쥬다이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는 요한을 바라보며 본격적인 기대를 시작했다. 이제 이리로 다가오겠지? 옆 머리를 넘기면서 입을 맞춰오겠지? 없다고 하면 뒷주머니에 있다고 말해줘야겠다고 생각한 참이었다.

우리 이제 어떻게 관계를 지속시킬지 찾아보자! 내가 일본으로 가는 게 좋을까? 아니면 네가 이리로 오는 게 좋을까? 아직 학생이라고 했지? 내가 유학경로를 찾아볼게! 너도 찾아볼래? 이런 건 빨리 결정해두지 않으면 흐지부지 되더라.”

요한은 쥬다이를 돌아보지도 않고 말하며 노트북 전원을 켰다. , 신이시여……. 쥬다이는 겨우 입꼬리를 올리며 대답했다

요한은 정말 계획적이네…….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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