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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yugioh

요쥬 23

2017. 7. 9. 00:15

*유희왕 제넥스 요한X쥬다이 커플링을 다루고 있습니다.

*<직사광선 스펙트럼>과 관계되는 내용입니다. '초록색 신호등의 카운트다운'과 '다시, 보이지 않는' 사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근데 안 읽으셨어도 딱히 상관없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거 뭐임?하실 수 있습니다. 애초에 책이 아 아무튼 요한과 쥬다이는 사랑을 하고있다고 뺑애ㅐ애애ㅐㄱ 빼이애애애액(두번) 하는 수준이라...... 분명 쓰려는 테마가 있었는데.... 못 쓰니까 이렇게 되네요ㅠㅎㅠ

*하지만 솔직히 요한과 쥬다이는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미포 3000자

*뭔가 제목을 딱 '토마토 파스타는 맛있었다'로 붙이면 빨강 가시광선을 의미하고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제목이 추가될지도 모르겠네요.




“그걸로 된 거야?”

“응?”

“사실, 말만 그럴 듯하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잖아.”

“와 너무하다. 유벨. 그렇게 정곡을 찌르면 내가 아프잖아!”


경비행기의 소리가 시끄러워서 보통 그게 소리치지 않으면 대화를 나누기 어려웠다. 쥬다이와 유벨은 거의 속삭이듯이 대화해도 문제되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야기하려면 거의 목이 터져나가라 외쳐야 했다. 창문 밖으로 익숙한 땅의 모습 대신 맑은 하늘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 날처럼 바람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주고 있었다. 열린 문 아래에는 그토록 오랫동안 붙어있었던 땅이 보였다. 좋게 말하면 아름다운 평야였고 솔직히 말하면 빈대떡 같아 보였다. 나중에 요한한테 그렇게 말해줬을 때 그는 한참을 웃었었다.


“뭐, 그렇긴 하지. 사실 원인 자체도 별 거 아니었잖아.”


어깨를 으쓱하면서 유벨에게 말을 건넸다. 아무리 한 번보고 말 사이이지만 강사에게 허공과 대화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진 않았다. 다행히 강사는 요한과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열심히 큰소리로 대화하고 있었고. 유벨과 자신은 목소리를 키우는 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쥬다이는 그게 뭔지 잘 몰랐지만) 대화하고 있으니 뭐, 다들 내가 무서워서 혼잣말하는 것쯤으로 대충 이해하겠지. 애초에 영어가 아니니 알아들을 리도 없고.


“내가…… 혼자 땅 팠던 거지 뭐. 나만 솔직하면 될 일이었는데.”


고도가 점점 올라가면서 긴장이 될 법도 한데, 자신과 평생을 함께하기로 한 정령이 이렇게 비행기 밖에 존재하니 별로 무섭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비행기 밖인데 머리카락 하나도 흔들리지 않는 유벨을 보니, 비행기 안에서 힘차게 흔들리는 자신의 머리카락이 거짓인 것만 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쥬다이.”


충분한 고도에 올랐는지 강사가 손짓을 했다. 요한이 출구 앞에 먼저 섰다. 듀얼 아카데미아에서 배웠던 교육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정말 이상한 것도 많이 배웠었지. 스카이다이빙 라이선스 과정이라니. 여행을 준비하면서 웃는 요한은 처음 만났을 때처럼 반짝거렸다. ‘우리는 자격증 땄으니까 혼자 할 수 있겠다! 그러면 가격이 좀 낮아지려나?’ 예전에 학교에서 배웠던 기억을 회상하면서 추억을 나누었다. 못 뛰겠다고 우는 소리를 내다가 결국에는 멋지게 도전한 쇼와, 어설프게 긴장했었으면서도 멋지게 착지했던 만죠메. 가장 먼저 용기 있게 뛰어내린 아스카까지. 눈에 선한 나날이었다. 아직도 눈을 감으면 떠올릴 수 있는 시절들이었다.


‘도대체 왜 배웠던 걸까. 스카이다이빙.’ 

‘글쎄? 하늘에서 뛸 수 있는 용기도 듀얼리스트의 자질이니까?’ 

‘하하, 그게 뭐야!’ 


듀얼과 스카이다이빙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마구잡이로 이야기하다가 그는 몇 번이고 웃어주었다. 그와 쥬다이는 최종 시험을 하는 날에 모두가 뛰어내리는 것을 봤다. 그리고 둘만 남은 상태에서 둘은 한 번 손을 꼭 잡았다가 놓았다. 가죽 장갑을 끼고 있었음에도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 오는 기분이었다. 손가락 끝에서부터 열이 퍼지는 것 같았다. 쥬다이는 방긋 웃고 먼저 뛰어내렸다. 곧 이어 요한도 자신의 뒤를 이어 점프했다.


“그 애는 그런 일이 있으면 또 그럴 거야.”


그들이 결국에는 찾아 온 프라하는, 요한도 쥬다이도 모르는 곳이었다.  이곳은 요한과 쥬다이가 모르는 곳이기도 했고 요한과 쥬다이를 모르는 곳이기도 했다. 그곳에서 쥬다이는 이번에는 먼저 뛰어내리는 요한을 보았다. 요한을 저만 아는 이곳은 스카이다이빙이 그렇게 유명하다고 했다. 그렇게 아름답다고 했다. 꼭 해보자고 약속했던 날이 새록새록 기억났다.


출구를 앞에 두고 선 요한은 자신을 등지고 있었다. 그의 앞에는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쥬다이는 요한을 처음 본 옥상이 떠올랐다. 그때 그의 앞에는 바다가 있었고, 지금은 그의 앞에 아름다운 세상이 있었다. 사막 같은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걷고 뛰는 길이 대지를 다정하게 나누고 있었고 색색의 밭과 땅이 세상을 장식하고 있었다. 하나같이 따듯한 색이었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일 듯이 선명한 세계였다. 그런 세상으로 햇빛이 똑바로 쏟아지고 있었다. 파란 하늘에서 아름다운 땅으로 쏟아져 내리는 햇살을 바로 받은 바람이 그의 푸른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가 뛰어내리는 순간에도, 먼 데서 불어온 바람은 요한의 머리칼에 애정을 담고 잠시 머물러 가는 것 같아 보였다.


“……나도 알아.”


쥬다이의 차례였다. 요한이 뛰어내린 자리에 서서 맞는 바람은 생각보다 아프고, 생각보다 시원했다. 고글을 써서 눈으로는 바람이 들이치지 않는데, 맞닥뜨린 세계가 더는 못나게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서 눈물이 났다. 빈대떡은 무슨. 식상할 정도로 예뻤다. 장미꽃보다도 더 아름다웠다. 출구 바로 위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바람은 여전히 거셌다. 차가운 철판에서 손을 떼고 뛰어내렸다. 쏟아지는 바람이 머리카락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다. 길이 평야와 숲을 나누고 있었다. 길의 끝에는 바다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 위에는 구름이 있었고 하늘이 보일 것이다. 조각보마냥 아름다운 세상이 가득 눈에 담겼다. 그 풍경은 옛날에 학교에서 보았던 세상만큼 아름다워서,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 세상 가운데에 요한이 있었다.






“있지. 진짜 한심한 생각이긴 한데. 미래 같은 건 역시 생각할 필요 없는 것 같아.”

“응?”


요한은 면을 맛있게 삼키면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쥬다이도 자기 앞에 놓인 토마토 해산물 파스타를 한 입 먹으면서 말을 이었다. 조갯살이 씹기 딱 좋았다. 질기지도 않고 아주 부들거리지도 않는 게 딱 그가 좋아하는 식감이었다. 마음 속으로 여기 정말 잘한다고 생각하면서 그는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굳이 미래 걱정할 필요 없이. 현실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것 같단 말이지.”

“……아직 입사하기 전인 회사 걱정보다는 지금 우리 여행 걱정이나 하란 말이지? 하긴 우리 내일 어디 갈지도 아직 안 정했지?”


엥, 나는 요한이 회사에 대해서 그렇게 걱정하는 지도 몰랐는데. 이번에는 쥬다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하지만 곧, 잘못 지레짐작해서 머쓱해하는 연인의 얼굴을 보고 그는 눈을 휘게 웃었다. “요한이라면 분명 잘할 텐데 뭘 걱정해. 그리고 실수해도, 처음이니까 그럴 수도 있는 거잖아? 그렇게 치면 나는 아직 뭐할지도 못 정했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하는 말에는 분명 웃음기가 묻어있었다. 다시 파스타 면을 한 입 삼켰다. 역시 진짜 맛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여행에 집중해. 나랑 같이 하는 여행이라고! 그렇게 기대했었으면서.”

“하하, 알겠어. 미안해.”


곧장 웃으면서 잘못을 인정하는 연인의 얼굴은 이국적인 레스토랑이랑 퍽 잘 어울렸다. 체코에 와서 서유럽식으로 꾸민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은 조금 이상한 의미가 있나 고민했지만, 맛만 있으니 상관 없었다. 게다가 요한한테 정말 잘 어울리는 인테리어였다. 비록 요한은 북유럽쪽 출신이었지만, 분위기가 닮아 있었다. 어딘가 청량하고 고상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이었다. 포크를 접시에 놓았더니 달칵,하고 듣기 좋은 소리가 나는 식당이었다.


“그리고 내일 뭐할지는 오늘 밤을 어떻게 보내냐에 달렸지.”


설마 스카이다이빙 한 번 했다고 지친 거 아니지? 포크를 놓은 손으로 슬그머니 그의 손바닥을 긁어 내리고는 깍지를 꼈다. 곧장 빨개지는 요한의 얼굴이 귀여웠다. 마음 속에서 빠듯하게 뭔가 이긴 기분도 들었고 제 사랑이 끝내주게 사랑스럽다는 감정도 물밀듯이 들어와서, 쥬다이는 본인 얼굴도 빨개지기 전에 재빨리 손을 놓았다. 글라스에 놓인 와인을 한 입 삼켰다. 내가 뱉은 말에 내 귀가 빨개진 건 알코올 탓이야, 아무렴, 그렇고 말고.


“그냥, 현재만으로도 머리 아플 정도로 강렬하다고 생각해.”


귀에 오르는 열도 그랬고 오늘 하늘에서부터 내려오면서 본 풍경도 그랬다. 열등감에 힘들어할 때도, 지금 눈에 담기는 레스토랑의 조명도. 숨을 내쉬는 순간은 생각보다도 더 힘이 컸다. 요한과 관련되었을 때는 더욱 그랬다. 나날이 짧은 것 같고, 한숨조차도 벅차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힘들었던 때도. 힘들었다는 걸 알고 돌아온 때도. 행동의 선택은 이성은 물론이고 감정과도 달랐다.


“……나도 쥬다이와 함께일 때는 그래. 시간이 아쉬울 정도로 짧아.”


이번에는 요한이 손을 잡아왔다. 기억 속의 온기보다도 더 따듯한 느낌이 들어서 쥬다이는 창피하지만 눈물이 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나저나 여기 토마토 파스타 진짜 맛있다. 어떻게 하는 걸까? 나도 바질은 매번 넣는데.”

“……내가 집 가면 더 맛있게 만들어 줄 테니까 걱정 마."

“하하. 쥬다이, 파스타는 솔직히 내가 더 잘해.”


결국 그날 밤까지 쥬다이가 감동의 눈물을 흘릴 일은 없었고. 시원한 인테리어가 매력적인 식당에서 쥬다이는 돌아가면 요한에게 토마토 파스타만 먹이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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